스핑 팬픽 에피 9: 너라는 꿈속

둘이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 뒤에서 온 기정이는
우연이를 껴안아서 우는 소리를 작게 내고 있었다. 우연이가 기정이의 머리를 쓰다듬자 기정이의 울음이 그쳤다.

“못된 안예림의 복수 땜에 난 널 또 다시 놓친 줄 알았어. 너무 무서웠어, 우연아. 널 또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진짜 죽을 뻔 했단 말이야.”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는 기정이가 우연이를 계속 껴안고서 말했다.

“어디 안 갈 거지? 이번에는 떠나지 마.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좀 더 기다려 줘. 나 책임질게. 익명은…어떤 식으로 고칠 건지 아직 모르겠지만 내가 지켜줄 거야.”

“익명은 무슨. “ 우연이가 한 손으로 기정이의 머리를 토닥거렸다. “그때 중요한 것들이 이젠 얼마나 필요 없던 거였는지 알게 됐어. 익명으로 사는 거…네 옆에 있는 거…둘 중에 하나만 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어. 너랑 있는 거.”

우연이가 기정이의 팔을 살살 풀어서 고개를 돌려 눈물로 범벅이 된 기정이의 얼굴을 올려봤다. 갈망으로 가득 찬 듯한 기정이의 눈을 마주 보면서 우연이도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네가 더 좋아. 외로운 익명의 생활보다 지금 여기 있는 네가 훨씬 좋아.”

“나…할 말이 있어.” 이제 기정이가 말했다. “그때 물어본 게…네가 나랑 헤어지잔 말을 잘했다고 한 거. 내가 옛날에 아직 많이 부족해서 먼저 더 큰 사람이 되고, 더 잘해줄 수 있는 남자가 되고…이제 우연이의 남자친구가 될 준비가 됐어. 그때는 너무 어려서…바보였지. 그래서 실수를 통해 배웠는데 이제 널 제대로 지켜줄 수 있어.”

“기정아…”

“나랑 다시 시작할래?” 기정이가 우연이에게 다가왔다. 우연이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당연한 건데 왜 물어봐?”

“그럼, 우리 여친이.” 기정이도 미소를 지으며 아주 가까이 왔다. 바로 집 앞에서 키스를 할 것 같아서 우연이가 속삭였다.

“기정아, 조심해! 보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어떡해? 막 유명해진 배우로서 좀 신경 좀 쓰지? 데이트 스캔들 나오면 팬들도 없어지고…”

“에이이이. 여기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팬이 있는데?” 기정이가 우연이의 머리를 살살 만졌다. “난 좋아. 다 알았으면 좋겠어. 우연이는 내 꺼야.”


 

“방금 입수한 핫 뉴스가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옛사랑 얘기를 한 탑 스타 남기정 씨의- 배우 겸 모델 – 첫사랑이 밝혀졌습니다. 어떤 여자일까요? 바로 고등학교 때 사귀었던 전 여자친구이고 지금 활동하는 드라마의 대본을 익명으로 쓰고 있는 작가입니다. 송우연 씨는 평범해 보이는 대학생인데 작년 유명해진 웹툰 원작자라고 지난 주 밝혀졌습니다. 드라마 활동을 하면서 다시 만나게 되어서 결국엔 다시 사귀게 되었습니다. 다시 사귀다니! 남기정 배우의 팬클럽은 공식적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SNS에 올렸습니다. 이 사랑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죠?! 잠시 후,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티브이 스크린으로 기정이의 CF가 방송됐다.

옛날에 다녔던 그 카페에 둘이 와 있었다. 몇 년 만의 스프릿 핑거스 모임이었다. 우연이와 기정이가 가장 먼저 도착해서 방을 정해서 들어갔다.

“엄마한테 연락 왔어.” 우연이가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우리 이번 주말도 다 같이 저녁 먹자구.”

“완전 좋은데? 우돌이 올 거지?”라며 기정이가 웃었다.
“아, 빅풋이다!” 엄청 큰 강아지가 뛰어 왔다. “맞다, 우연아. 남들 오기 전에 나 부탁이 있어.”

“어. 뭔데?”

“다음 에피소드 그 키스 씬 말이야…혹시 빼면 안 되니? 예림이랑 하면 진짜 죽을 것 같아.”

“기정아.” 우연이가 빅풋에 눈을 떼고 기정이를 바라봤다.
“그 에피소드 대본을 벌써 다 냈잖아!”

“이거 봐 봐. 내가 말했잖아. 예림이가 드라마 여주로 들어왔을 때 넌 아무것도 안 해서 이제 후회한다!”

“그만. 나도 그거 생각하면 너무 기분이 안 좋은데…마늘은 어때?”

“흠?”

“마늘을 먼저 먹고 그 장면을 찍고 나와. 굿 아이디어지?”

“역시.”

둘이 웃으며 남들을 행복하게 기다렸다.

“드라마 끝나면 뭐 하고 싶어?” 기정이가 물어봤다.

“담에….다음에는 웹툰 말고 소설을 쓸까 해.”

“그럼 그림은? 소설이라면 스케치를 할 수 없잖아. 넌 사람을 크로키 하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데….”

“바로 그거야. 사람들이야.” 기정이가 기정이 스케치를 하면서 만족한듯 대답했다.
“현실에서 만나본 사람 위해 새로운 이야기 만들어 주는 게 좋아. 웹툰으로, 티브이 드라마로, 소설로. 난 다 좋아.”

“좋아.”

둘이 키스를 하려고 가까이 왔는데 그때 문이 열렸다.

“어이! 배블! 남똥!”

그린이, 선호, 카키 핑거, 블랙 핑거, 브라운 핑거, 핑크 핑거. 다 같이 들어왔다.

“오랜 만이에요, 여러분. 보고 싶었어요!” 우연이가 울먹이며 말했다.

“베블이다!”
모두가 기정이를 무시하며 엄청 반가운 듯이 우연이에게로 뛰어왔다.

“저기요–나도 인사하고 싶은데–?” 기정이가 말했다.

“에에에이쿠! 넌 매일 티브이, 버스, 지하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남기정인데 우리 베블은 아무나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잖아!”

모두가 같이 활짝 웃었고 기정이도 인사 나누면서 아주 행복해 했다. 드디어, 가족 같이 정 많은 스피릿 핑거스가 또 다시 시작되었다. 모두 다 행복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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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This is the final episode of a nine episode fan fiction of the webtoon Spirit Fingers produced for my Korean independent study project. All images and characters are credited to the original webtoon artist. Please enjoy her work here!

많이 봐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앞으로 더 열심히 써 보겠습니다! 꼭 “스피릿 핑거스“라는 웹툰 봐 주세용!!

에피 9의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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